서부지역 공공도서관 사서공동체(5월 서평 및 독서감상문)

도서관명

보령도서관

작성자

(성명)김남희 (연락처)010- 9686- 2063

도서명

딸바보가 그렸어

저자

김진형

출판사

소담출판사

감상문제목

부모는 아이를 낳고 아이는 부모를 성장시킨다.


광고회사에서 아트디렉터로 일하는 김진형 작가는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딸의 모습을 기억하고 싶어서 그림을 그리다가 국제구호개발 NGO단체 굿네이버스에 재능기부를 하며 홍보위원으로 활동하게 되었으며 책까지 출간하였다. 그 책이 바로 “딸바보가 그렸어” 이다.


이 책은 ‘예비 아빠기’, ‘아빠 됐어요’, ‘아빠 한 살’, ‘아빠 두 살’, ‘아빠 세 살’, ‘아빠 네 살’ 이렇게 총6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4년간 한 남자가 아내의 임신부터 출산 그리고 육아를 하는 동안 겪는 감정과 일화를 솔직하게 그려낸 책이다. 

작가는 평범한 남자에서 남편으로 그리고 한 아이의 아버지로 성장하는 모습과 딸아이와 일상을 센스 있게 그려냈다. 

8살 딸아이도 그림책 보다 먼저 이 책을 읽을 만큼 그림 하나하나, 글 하나하나가 기발하고 솔직하며 재미지다. 나 또한 장면, 장면 하나가 다 내 이야기 같고 또 내 추억 같아 즐겁게 후다닥 읽을 수 있었던 책이며, 남편에게 슬쩍 건네 준 책 이기도 하다.

특히, 마지막 “당신의 인생은 현재 몇 번인가요?”의 질문의 그림은 인생을 한번쯤 돌아보며 앞으로의 삶을 생각 할 수 있게 하여 가슴이 뭉클하였다.

이 책은 8살 아이부터 37살 아줌마가 공감할 만큼 어느 나이대가 읽어도 즐겁고 유쾌한 책이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지만 많은 재미와 감동을 준다.

붙임: 원고 활용 동의서 첨부



도서관명

보령웅천도서관

작성자

(성명)이영희  (연락처)934- 1789

도서명

미스 럼피우스

저자

바버러 쿠니

출판사

시공주니어

감상문제목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책은 “미스 럼피우스”라는 그림책이다. 미스 럼피우스라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미스 럼피우스”는 ‘바버러 쿠니’라는 미국 작가의 책이지만 일본어 번역본으로 먼저 접하게 되었다. 일본어 책제목은 “루피너스 씨”였고, 검색해보니 우리나라에서는 “미스 럼피우스”라는 원제 그대로 시공주니어에서 출판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라마다 각기 다른 제목으로 출간된 점이 재미있다. “루피너스”란 주인공인 럼피우스가 무척 사랑하는 꽃으로 한국어판에서는 “루핀꽃”으로 번역되었다. 

럼피우스는 어린 시절, 할아버지께 세계 여러 나라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했다. 그녀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도 어른이 되면 세계 여러 나라들을 여행할 것이라고, 나이가 들면 바닷가 근처에서 살 것이라고 약속한다. 할아버지는 럼피우스가 한 가지 더 약속해주기를 바라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이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었다. 

럼피우스는 “이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들 것”이라고 할아버지와 약속을 하지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지 못한 채 어른이 된다. 그리고 바다에서 떨어진 곳에서 사서로 일하게 된다. 그러다 문득 어린 시절 동경했던 머나먼 여러 나라에 대한 기억이 떠올라 세계 각지를 여행하게 된다. 열대지방, 눈 덮인 산, 사막 등등. 나와 같은 직업이 등장해 반갑기도 하고, 여행하기를 좋아하는 럼피우스에게 감정이입이 되기도 했다. 

럼피우스는 점점 나이가 들어 바닷가 근처의 작은 마을에 집을 마련하여 살게 되었다. 늙고, 아프고, 춥고, 고된 겨울을 넘기고 맞이한 어느 봄날, 그녀는 외딴 언덕에서 우연히 루핀꽃을 발견하고 무엇인가를 깨닫게 된다. 


그녀가 루핀꽃을 보고 깨달은 것은 과연 무엇일까?

미스 럼피우스는 할아버지와의 세 번째 약속을 지킬 수 있었을까? 

남은 이야기는 직접 책을 펼쳐 확인해보기를 추천한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분홍, 보라, 파랑색 삽화는 럼피우스의 삶을 상징적으로, 또한 아름답고 따뜻하게 수놓고 있다. 마음이 치유되는 것 같은 파스텔톤의 그림을 감상하는 것 또한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다.

“미스 럼피우스”를 통해 우리 각자 나름대로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하는 일은 무엇일까에 관한 소박한 꿈을 품을 수 있기를 바라며 어른, 아이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붙임: 원고 활용 동의서 첨부



 

표지

도서관명

서산해미도서관

작성자

(성명) 이복선  (연락처) 688- 0351

도서명

삶의 끝에서

저자

다비드 메나셰

출판사

문학동네

감상문제목

삶의 끝에서 찾은 ‘나’


“숨이 멎는 그 날까지, 나는 사는 것을 멈추지 않을 거야.”

어느 교사의 마지막 인생 수업

-  삶의 끝에서


나는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늘 받아보는‘책속의 한줄’이라는 소식이 있다. 이날은 ‘삶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하는 책’이라는 주제로 책 다섯 권을 소개하고 있었고 그 소개 글을 읽어 내려가던 중 ‘생의 끝자락에서 옛 제자들을 찾아 미 대륙을 횡단한 선생님의 기적 같은 여행기를 담고 있는 책, <삶의 끝에서>.’라는 문구가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점점 흐릿해지는 시야와 마비된 팔과 다리를 가지고 말기 뇌종양과 사투를 벌이며 삶의 끝자락에서 미 대륙 횡단의 여행길에 오른 다비드 메나셰 선생님. 그런 고난의 길을 택한 그의 목표는 오로지 하나! 그가 15년간 가르쳐온 미국 전역에 사는 수많은 제자들을 만나는 것. 그런 만남이 왜 필요했을까? 그는 그 만남을 통해 자신이 한 때 제자들을 가르쳤던 것처럼 제자들한테 자신에게 가르침을 달라고 부탁할 기회 곧, 자신이 제자들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치며 살았는지를 생의 끝에서 알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게 그는 ‘나를 되찾는 여행’을 시작하게 되고, 무려 101일간, 31개 도시, 75번의 제자와의 만남을 통해 “죽음을 앞두고 인간은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고, 삶은 최후의 순간까지 끊임없는 배움의 연속이며, 숨이 멎는 그날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가슴 뭉클한 메시지와 삶의 기록을 남기고 2014년 11월 생을 마감한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얘기한다.


“떠날 때만 해도 나는 여행 중에 객사할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오히려 여행 중에 인생을 더 제대로 살았다. 여행은 나를 죽이는 대신 나를 살렸다. 더 이상 내려갈 데 없는 바닥에서 뒹굴고 있던 나를 인생의 정점으로 끌어주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그 둘, 인생의 바닥과 정점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책 한권을 읽고 나니 왜 그가 고행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느껴진다.

이 책은 ‘삶’과 ‘죽음’에 대하는 태도를 생각하게 한다. 

살면서 우리는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물론 그들과의 관계가 좋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살면서 우리는 계속 누군가의 영향을 받고 또 그 영향을 미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나중에….다비드 메나셰 선생님처럼 내가 나와 알고 지냈던 누군가를 찾아가게 된다면. 그는 혹은 그녀는 나에게 혹은 당신에게 어떠한 이야기를 들려줄까? 

다비드와 같은 경험을 해보고 싶어지지 않는가.


붙임: 원고 활용 동의서 첨부



 

도서관명

당진도서관

작성자

(성명) 한경석 (연락처) 352- 5918

도서명

가시고백

저자

김려령

출판사

비룡소

감상문제목

마음속 가시고백을 뽑아냅시다.


당진시문화재단에서는 올해의 한 도시 한책 읽기 사업을 추진하면서 두 권의 도서를 선정하였는데 그중에 한 책이 「가시고백」이다.


주인공 해일이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으로 지란이의 전자수첩을 사물함에서 훔쳐 인터넷으로 판매한 사건이 마음속의 가시가 되어 박혔다.  해일이네 아버지는 아파트 관리소장이며, 어머니는 가발 공장에서 모발을 기막히게 잘 심는 뛰어난 기술자이지만 회사가 중국으로 이전하면서 쉬고 있었고 나중에서 공사장의 중국 진출도 실패하여 다시 국내로 들어와 가발 공장을 시작하며 어머니를 초빙하게 된다. 

해일이 남의 물건에 손을 댄 건 일곱 살 때가 처음이다. 유치원에서 미술도구를 정리하며 바구니를 든 채 선생님 가방에서 지갑을 꺼냈고, 지갑을 바구니 속에 숨겨 두었다가 지갑은 동전하나 건드리지 않고 고스란히 선생님에게 돌아갔다. 걸리지 않고 갖지 않았기에 훔친 행위마저 없었던 일이 된 사건이었다. 해일이는 예민한 손동작을 가진 절도 전문가이다.

지란이는 이혼 가정의 자녀로 재혼한 어머니를 따라 새아버지와 함께 산다.  친아버지의 잘못으로 이혼하게 되었다는 생각에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허 가로 지칭하고 있다. 아버지에게 복수하는 심정으로 친구들을 데리고 아버지가 사는 아파트에 몰래 들어가 살림살이며 가구에 온갖 낙서를 하여 버려진 가구는 병아리를 키우는 닭장으로 사용된다.

“물건에도 다 사연이 있는 거야. 그러니까 남의 물건을 가져가는 녀석은 사연과 영혼까지 가져가는 거다.” 지란이에게 전자수첩은 새아버지와의 관계를 좁히고 진정한 아버지로 받아들이고 있는 매개체였는데 분실하고 만다. 새아버지의 전자수첩으로 인터넷 강의를 듣기 위해 처음으로 부탁한 물건이었는데 분실하면서 상실감에 빠져든다.

그러나 그 빠른 손놀림도 거울을 보던 다영이라는 친구가 보게 되고 스스로 해일이가 말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진호라는 친구도 결국에는 전자수첩의 분실이 해일이의 소행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해일이는 병아리를 구경하러 오는 친구들에게 고백하지 못하고 숨긴 일들이 예리한 가시가 되어 심장에 박혀있다. 너무 늦어 곪아터지기 전에 이제와 헤집고 들어내는게 아프고 두렵지만 저 가시고백이 쿡쿡 박힌 심장으로 평생을 살 수는 없었다.


당신의 마음속에도 알리지 못하고 있는 깊이 박힌 가시가 있다면 시원하게 밝히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즐거운 삶이되기를 기대합니다.


붙임: 원고 활용 동의서 첨부



도서관명

홍성도서관

작성자

(성명) 이문희   (연락처) 632- 2860

도서명

모든 요일의 기록

저자

김민철

출판사

북라이프 

감상문제목

일상을 비옥하게 가꾸는 방법


이 책의 저자 김민철은 소위‘잘나가는 카피라이터’이다. 유행과 감각의 최전선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광고업계에서 인정받는 사람은 얼마나 독특한 경험들로 삶을 채우고 있는 것인지 궁금한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저자가 읽고, 듣고 보는 것은 의외로 평범했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세와 노력이 특별했다. 저자는 기억력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쁘다고 한다. 하지만 이에 좌절하기 보다는 순간순간을 몸에 기록하는 방법을 찾았고, 매순간 행복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은 그 과정에 대한 저자의 소중한 기록이다. 똑같은‘객관적 사태’를 앞에 두고‘주관적 태도’를 고상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문장이 내게 청량한 깨달음을 주었다. 

특히 제1장‘읽다’부분이 인상 깊다. 저자와 저자의 남편을 비롯한 지인은 모두 열렬한 독서가인데, 서로의 취향과 처한 상황을 고려하여 책을 권하며 이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다. 이 자연스러운 소통의 방식을 보면서 부러움과 함께 긍정적인 자극을 받았다. 또한 여기서는 <앤 패디먼, 서재 결혼시키기> <김화영, 행복한 충격> <알베르 카뮈, 결혼·여름> 등의 다양한 책을 인용하고 있는데, 그 책들까지도 모두 읽어보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되었다. 좋은 책이 또 다른 좋은 책을 만나게 해주니 고마운 일이다. 


“나에게 인생을 잘 살 수밖에 없는 기본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 기본기를 키우기 위해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사진을 찍고, 여행을 다니고, 뭔가 끊임없이 하고 있다. 그렇게 비옥하게 바꿔진 토양이 있어야 회사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도 내고, 새로운 카피도 쓰고, 새로운 뭔가도 시도할 수 있다고 믿는다. 무엇보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믿는다.” [본문 중에서] 

책을 접하고 나서 가장 고개를 끄덕인 문장이다. 일상에서 읽고, 듣고, 사진을 찍고, 무언가를 배우는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 흔함을 특별함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결국에는 자기 자신의 태도와 노력의 차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하여 배울 수 있었다. 

붙임: 원고 활용 동의서 첨부



 

도서관명

예산도서관

작성자

(성명)조은숙  (연락처)010- 2808- 6220

도서명

생각의 힘을 키우는

고전공부법

저자

안상헌

출판사

북포스

감상문제목

삶을 위한 공부, 고전읽기를 배우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인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에 대해 정확히 알고자 하는 과잉 커뮤니케이션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오히려 ‘자기만의 어떤 것에 대한 소외’를 가져온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 혹은 세상의 목소리를 듣느라 자기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은 곧 정체성과 창의성의 상실로 이어진다. 삶의 만족도를 높이고 남들과 다른 자기만의 생각, 즉 ‘창조성’을 발효시키는 것, 이것이 고전 공부의 목적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자성적 태도로 또는 필요에 의한 ‘인문학 공부’가 몇 년 전부터 열풍처럼 불어오는 세태, 누구나 한번쯤은 인문학 강연을 찾아 듣거나 안내서를 들쳐봤으리라. 그러나 유행처럼 시작된 모든 것들이 그렇듯이 이제는 ‘인문학’이란 용어가 식상해 지기도 하고, 얕게 접한 인문학에 대한 갈증만 더해지기도 한다. 한편 인문계열 학과는 대학에서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고, 이공계열의 기술적 학문만이 살아남는 불편한 현실을 바라보며, 또한 인간의 정신영역까지 침범해오는 기술발달에 대한 걱정과 의문, 그리고 인간성 상실에 대한 우려를 하는 사람이라면 한층 더 인문학에 천착하게 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두가지 공부가 있다. 하나는 생존을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삶을 위한 것이다’라는 작가의 말에서 이러한 현상의 흐름에 대한 이유를 읽어낼 수 있지 않을까.

<통찰력을 길러주는 인문학 공부법>이란 책으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저자는, 각론을 위한 구체적인 고전공부법을 위해 시카고 대학교를 비롯한 세계 명문 대학에서 추천한 고전들과 생각의 힘을 키울 수 있는 좋은 책들을 선정하여 이 책을 썼다고 한다. 

1부에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인생공부를 위한 책으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이반일리치의 죽음> 등 4권의 책을, 2부에서는 논리적이고 합리성만 강조하는 시대,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상징적 메시지를 통한 긍정의 힘을 끌어 낼 수 있는 신화읽기에 대한 이해를 돕는 <신화의 힘>, <오이디프스 왕>을 비롯한 5권의 책을 제시하고, 3부에서는 <소크라테스의 변명>, <국가론> 등 고전 철학자와 사상을 통해 생각의 원리와 핵심을 발견할 수 있는 7권의 책들을, 4부에서는 고정관념을 뒤집고, 창의적으로 생각할 것을 말하는 <시민의 불복종>, <우상의 황혼> 등 5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다. 

소개된 모든 책이 고전 중에서도 걸작들로 흔히 그렇듯, 가장 많이 언급하지만 두루 읽히지는 않았던 책들이다. 그러나 작가의 깊이 있는 인문학적 통찰로 명쾌하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 각 부문의 주제별로 연관된 책들의 중요한 메시지를 정확히 짚어준다. 평소 보이기 위한 교양과 지식을 위한 깊이 없는 책읽기를 반복해온 나에게 ‘생각하며 책읽기’를 친절하게 알려주는 말 그대로 고전공부의 안내서였다. 

얼마 전 작고하신 신영복 선생님은‘서삼독(書三讀)’을 말씀하셨다. 먼저 텍스트를 읽고, 다음으로 필자를 읽고,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그것을 읽고 있는 독자 자신을 읽어야 한다고. 제대로 읽되 내 것으로 내재하여 실천하고, 나아가 공동체 속에서 새롭게 창조될 때 가치 있는 삶을 일구어 갈 수 있음을 신영복 선생님 말씀과 같이 이 책에서도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다.

붙임: 원고 활용 동의서 첨부



도서관명

서부평생학습관

작성자

(성명)정선경  (HP) 010- 5699- 0125

도서명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

저자

김근우

출판사

나무옆의자

서평 제목

벗어 버린 집착 끝에 찾아온 소중한 삶 


정보통신의 발달로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뿐만 아니라 별난 이야기들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래서일까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라는 책제목을 보고 정말 오리가 고양이를 잡아먹은 사건이 있었나? 라는 의구심과 함께 설마라는 생각에 호기심이 앞서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요즘 우리 이웃엔 애완동물과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고 관계 또한 사람이상으로 친밀하고 의지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핵가족의 보편화, 1인 자녀, 독거노인 가정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사회현상인 것 같다. 

소설 속의 노인도 가족이상으로 지낸 호순이라는 고양이를 오리가 잡아먹었다며 사람을 고용하여 찾고자 하였다. 고용된 남녀는 황당무계한 이야기에 말도 안 되는 상황임을 알면서도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 끝에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를 찾기 위한 사진을 찍기 시작하였다. 사진을 찍는 내내 있을 수 없는 일에 뛰어들었다는 한심한 생각과 일 같지 않은 일을 하고 일당을 받는다는 부끄러움으로 후회를 하고 있는 남자는 마치 청년실업자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 같다. 꿈을 이루기엔 현실이 따라주지 않는 막다른 골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여야만 하는 처지. 

무더운 여름날 폭우가 쏟아졌다. 그동안 가뭄으로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물이 힘들어하던 차에 내린 비는 땡볕에 시달렸던 남자에게 그동안 쌓였던 부끄러움과 불편했던 마음을 씻겨주고, 호순이를 잡아먹은 오리를 잡겠다는 노인의 집착에 대한 한계를 드러내게 하는 비였다. 

평소에 보잘 것 없던 개천 불광천은 여름 장마 비로 물이 불어나 급류의 물살이 흘렀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가재와 송사리 잡으며 놀던 하천이 장마 비에 거대한 강물처럼 변하여 바구니, 쓰레기, 나무, 새끼돼지까지도 쓸어가는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쪼그라든 가슴과 신기함으로 넋 놓고 바라보던 때가 생각났다. 사실 지은이는 태어날 때부터 하반신 이상으로 제대로 걸어보거나 달려 본 경험이 없다. 그런데 개천 급류에 뛰어든 노인을 구하기 위해 남자는 달리고 또 달려 급류와의 사투 끝에 마침내 노인을 구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급박한 상황에서 소설속의 남자로 변한 지은이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나 보다. 

노인의 몸이 회복되면서 호순이를 잡아먹은 오리 찾기는 다시 시작되었고 남녀와 노인 사이엔 전에 없던 정(情)이 쌓여갔다. 한바탕 소동이 지나고 가족 간의 사랑을 회복시키고자 노력하는 남녀의 진정한 마음을 노인은 알았는지 잃어버린 호순이와 호순이를 잡아먹은 오리를 찾았다고 갖고 온 고양이와 오리에 대하여 왈가왈부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노망난 노인 취급을 받을 정도로 집착했던 것에 대한 체념인지 단념인지는 알 수 없지만 새로운 고양이와 오리를 새 식구로 받아들이면서 남녀는 오리를 쫓는 사람들에서 해방되었다. 

우리들은 삶 속에서 자녀교육, 취미활동, 운동 등에 지나친 관심을 쏟고 있어 가족이나 이웃과의 관계에 소홀한 경향을 보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사람과의 관계가 점점 멀어질수록 외롭고 고독한 삶에서 벗어나고자 애완동물이나 로봇 등 대체물이 등장하고 이 또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소설은 소외되고 고립된 우리 이웃들에 대한 관심과 그동안 우리가 집착하고 있던 것, 그것으로 인하여 소중한 것을 잊고 살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해준 가뭄 끝에 만난 단비 같았다. 


붙임: 원고 활용 동의서 첨부